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서울대작전(Seoul Vibe, 2022)’은 1988년 서울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고속 질주 액션과 청춘들의 레트로 감성이 어우러진 작품이다. 한국형 드리프트 액션 장르에 도전하면서, 힙합, 복고패션, 그리고 시대적 분위기를 정교하게 재현해 눈길을 끈다. 정치적 혼란과 범죄 조직, 젊은 드라이버들의 팀플레이를 결합해 오락성과 시각적 매력을 모두 잡은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이 영화는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감각적인 화면 속에서, 속도감과 유쾌함을 동시에 선사한다.
올림픽 이면의 추격전, 청춘들이 질주한다
1988년 서울, 올림픽 개막을 앞둔 시기. 도시가 활기를 띠는 가운데, 수면 아래에서는 거대한 비자금 세탁 작전이 벌어지고 있다. 이를 막기 위해 검찰은 한 가지 방법을 선택한다. 바로 ‘범죄에는 범죄로 맞선다’는 전략.
검찰은 해외에서 드리프트 실력을 인정받은 ‘쌍팔 드림팀’을 서울로 불러들인다. 주인공 동욱(유아인)을 중심으로 한 이 팀은 각각 운전, 정비, 무전, 추적 등 특기를 지닌 젊은이들로 구성되어 있다. 경찰의 수사를 피하는 조건으로, 이들은 비밀리에 권력층의 불법 자금 운반 작전에 위장 침투하게 된다.
영화는 이들이 작전 도중 겪는 충돌, 갈등, 위기, 그리고 서로에 대한 신뢰의 회복을 통해 한 편의 ‘청춘 범죄 액션 드라마’를 완성해낸다. 작전은 점점 위험해지고, 드림팀은 자신들의 신념과 정의감을 선택의 갈림길에서 시험받게 된다.
스타일, 사운드, 리듬으로 구성된 감각적 액션
1. 1980년대 디테일의 집약체
골목에 걸린 간판, 전자제품, 도로 표지판, 경찰서의 풍경까지. 영화는 1988년 서울의 분위기를 섬세하게 재현한다. 미색 셔츠와 트레이닝복, 베이스볼 재킷, 워크맨과 삐삐 같은 소품들은 시대의 공기를 시청각적으로 되살린다.
2. 드리프트 중심 카체이싱
서울의 복잡한 지형을 무대로 한 자동차 액션은 영화의 중심이다. 빠른 전개 속에서도 방향 전환, 긴박한 회피, 협력 플레이가 어우러진다. 단순한 질주가 아니라 팀의 전략과 캐릭터 성격이 반영된 드리프트 액션이 돋보인다.
3. 힙합과 복고 사운드트랙
배경음악은 영화의 ‘리듬’을 담당한다. 국내외 80년대 힙합과 펑크, 당시 대중가요들이 교차하면서 극의 분위기를 끌어올린다. 음악이 단순 삽입곡이 아닌, 등장인물들의 감정과 세계관을 표현하는 장치로 기능한다.
배우들의 시너지와 청춘 영화로서의 매력
캐스팅은 이 영화의 또 다른 강점이다.
유아인은 시니컬하면서도 따뜻한 리더 ‘동욱’ 역으로, 깊이 있는 감정선과 여유 있는 카리스마를 동시에 보여준다.
고경표(우삼), 이규형(복남), 박주현(윤희), 옹성우(준기)는 각자의 포지션에서 살아 움직이는 개성을 뽐낸다. 특히 이들의 대사는 80년대식 말투와 현대적 유머가 절묘하게 조화돼 보는 재미를 더한다.
이들은 단순한 액션 캐릭터가 아니라, 각자의 서사와 동기를 지닌 입체적인 인물로 그려진다. 우정, 의리, 사랑, 반항, 정의 같은 청춘 영화의 정서가 팀 내 갈등과 화합을 통해 자연스럽게 녹아든다.
또한 조연으로 등장하는 권력자들, 검사 캐릭터, 조폭 두목 등도 클리셰를 이용하면서도 그 틀을 비틀어 재미를 주는 방식으로 연출된다.
시대의 감성과 에너지가 폭발한 액션 오락물
‘서울대작전’은 한 줄로 요약하면 “복고 감성 속에 청춘의 속도감을 담은 한국형 범죄 액션”이다. 완벽한 서사를 기대하기보다는, 스타일과 캐릭터, 에너지 넘치는 연출을 즐기기에 적합하다.
자동차 액션을 중심으로 하되, 그 안에 시대성, 청춘성, 유머를 결합해 만든 이 영화는 넷플릭스라는 글로벌 플랫폼에 한국 대중문화를 세련되게 소개한 사례다. 특히 1980년대를 경험한 중장년층에게는 향수를, 젊은 세대에게는 신선한 레트로 감성을 안겨주는 작품으로 손색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