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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마녀' 리뷰, 지금 보면 더 놀라운 연출과 반전

by AlphBlog 2025. 3.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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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개봉한 영화 『마녀 Part 1. The Subversion』은 당시 한국영화계에서 보기 드문 여성 중심 초능력 액션 영화로, 장르의 전형을 뒤집는 독특한 연출과 충격적인 반전으로 큰 주목을 받았다. 감독 박훈정은 이 작품을 통해 단순한 ‘능력자 영화’를 넘어, 성장, 기억, 복수, 인간 실험 등 복합적인 테마를 담아냈다. 시간이 흐른 지금 다시 보면, 이 영화는 단순한 액션을 넘어선 깊은 서사와 인물의 감정선, 시각적 디테일이 새삼 놀랍게 다가온다. 본 글에서는 줄거리 요약과 핵심 관전 포인트, 그리고 감독이 담은 메시지를 중심으로 ‘마녀’를 다시 조명해본다.

기억을 잃은 소녀, 평범한 일상의 파괴

영화는 실험실을 탈출해 한밤중 숲속을 방황하는 어린 소녀의 모습으로 시작된다. 이후 장면은 10년 후, 농촌 마을에서 노부부와 함께 살아가는 고등학생 자윤(김다미)을 비춘다. 평범하고 순한 이미지의 자윤은 학교에서도 모범생이며, 가족과도 화목하게 지내는 듯 보인다. 하지만 자윤은 반복되는 두통과 이상 현상에 시달리고, 과거 기억을 거의 잃은 상태다.

자윤은 친구의 권유로 방송 오디션에 나가게 되고, 우연히 TV에 얼굴이 공개되면서 정체불명의 조직에게 쫓기기 시작한다. 이 조직은 자윤의 과거와 관련된 인물들로, 그녀가 특수한 실험체였다는 충격적인 사실이 드러난다. 자윤은 자신을 제거하려는 이들에 맞서며, 점차 감춰져 있던 초능력을 각성한다.

그러나 진짜 반전은 후반부에 있다. 자윤은 사실 기억을 잃은 것도, 아무것도 모르는 순진한 소녀도 아니었고, 모든 상황을 철저히 계획하고 연기하고 있었음이 드러난다. 영화는 순진한 피해자로 보였던 자윤이 실은 강력한 능력을 지닌 사냥꾼이었다는 설정을 통해 관객에게 충격을 안긴다.

관전 포인트 ① 캐릭터 뒤집기의 미학

‘마녀’에서 가장 눈에 띄는 지점은 바로 주인공 자윤 캐릭터의 변주다. 처음에는 수동적이고 약해 보이는 인물로 등장하지만, 후반부를 지나면서 극의 중심을 장악하고 주변 인물들을 압도하는 모습으로 돌변한다. 관객은 자윤의 시선으로 이야기를 따라가며 그녀를 믿게 되지만, 영화는 그 기대를 배신하는 방식으로 서사를 전복시킨다.

이러한 캐릭터 설계는 단순한 반전을 넘어서, 관객의 인식 전환을 유도한다. “피해자인 줄 알았던 사람이 가해자일 수도 있다”, “순한 얼굴 뒤에 괴물이 숨어 있다”는 설정은 강렬한 메시지와 함께 깊은 인상을 남긴다.

자윤 역을 맡은 김다미는 이 캐릭터를 통해 데뷔작임에도 불구하고, 놀라운 감정 표현과 강력한 액션 연기로 극찬을 받았다. 특히 평범한 고등학생에서 냉혈한 킬러로 바뀌는 전환점의 연기는 영화의 몰입도를 극대화한다.

관전 포인트 ② 액션과 연출의 진화된 결합

‘마녀’의 또 다른 강점은 시각적으로 완성도 높은 액션과 연출의 결합이다. 특히 자윤이 능력을 각성한 이후 벌어지는 클라이맥스 액션 장면은 카메라 무빙, 편집, 사운드, 미장센이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한 편의 뮤직비디오처럼 흘러간다.

고속 촬영과 슬로모션을 활용한 싸움 장면, 좁은 공간에서 벌어지는 밀착 격투, 피 튀는 폭력성까지 모두 현실감 있게 구현되며, ‘한국 영화에서 이런 액션이 가능하다고?’라는 반응을 이끌어냈다. 이러한 스타일리시한 연출은 할리우드 히어로 영화와는 다른 한국형 능력자 액션의 길을 제시했다.

또한 인물 간 대사와 긴장감 있는 연출이 맞물려, 단순히 때리는 액션이 아니라 감정과 정보를 동시에 전달하는 액션으로 기능한다. 액션이 극을 끊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서사의 흐름과 일체화되며 영화적 밀도를 높인다.

만들어진 괴물, 선택받지 않은 존재

감독 박훈정은 ‘마녀’를 통해 단순한 초능력 소녀의 이야기가 아닌, 실험에 의해 탄생한 존재들의 윤리적 고통을 그리고자 했다. 자윤은 자신이 선택한 삶이 아니라, 인간 실험으로 인해 주어진 폭력성과 능력을 안고 살아간다. 영화 속 '마녀'는 실제 마법을 쓰는 존재가 아니라, 사회가 만든 괴물을 상징하는 존재다.

자윤이 능력을 숨긴 채 일상을 연기하는 설정은, 정체성과 생존 사이의 갈등을 상징한다. “나는 무엇을 위해 만들어졌는가”, “나는 사람인가, 무기인가”라는 철학적 질문이 은밀히 깔려 있으며, 영화는 자윤의 선택을 통해 인간이 인간에게 행한 폭력의 결과를 되묻는다.

또한 박훈정 감독은 기존 히어로 영화와 달리, 능력을 얻은 자가 정의를 실현하지 않고 개인적 복수를 행하는 현실적 선택을 보여주며, 영화적 긴장과 도덕적 회색 지대를 만든다. 자윤의 마지막 미소는 복수의 완성인가, 또 다른 시작인가? 관객은 끝내 판단하지 못한 채 스크린을 떠나게 된다.

‘마녀’, 장르의 경계를 넘은 한국형 액션의 진화

‘마녀’는 단순한 초능력 영화도, 단순한 성장 영화도 아니다. 그것은 서사, 캐릭터, 연출, 메시지가 유기적으로 결합된 한국형 장르 파괴 영화다. 지금 다시 보면, 당시에는 놓쳤던 복선과 상징, 디테일이 눈에 들어오며 영화의 깊이가 더 크게 다가온다. 후속작으로 확장된 ‘마녀 유니버스’의 시작점이자, 김다미라는 배우를 각인시킨 강렬한 데뷔작. 연출력과 철학이 결합된 작품으로서, ‘마녀’는 지금 다시 보아도 충분히 놀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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