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강 아래에서》(Sous la Seine)는 프랑스 파리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재난 스릴러 영화로, 2024년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후 큰 화제를 모았다. 파리의 중심을 가로지르는 센강에 갑자기 등장한 살인 상어와, 그로 인해 벌어지는 도심 속 생존 드라마는 익숙한 배경과 낯선 공포가 충돌하는 흥미로운 영화적 실험이다. 이 리뷰에서는 2030 세대가 특히 공감할 수 있는 스릴러적 쾌감, 시각적 연출, 그리고 사회적 메시지까지 폭넓게 분석한다.
센강 한복판, 익숙함과 낯섦의 공존
‘상어’와 ‘도시’라는 조합은 전형적이지 않다. 보통 상어 영화는 바다, 해안, 외딴 섬을 무대로 하지만, 《센강 아래에서》는 과감하게 도심의 상징 파리를 배경으로 선택했다. 에펠탑, 루브르, 센강변의 카페 등 우리가 잘 아는 관광 명소가 배경이 되는 가운데, 치명적인 상어가 나타난다는 설정은 보는 이로 하여금 익숙한 공간이 얼마나 위협적으로 바뀔 수 있는지를 실감하게 만든다.
감독 자비에 젠스는 파리라는 도시의 낭만적 이미지와 스릴러 장르 특유의 긴장감을 교묘하게 엮어낸다. 센강은 영화 내내 어두운 색감으로 표현되며, 물 아래로 사라지는 사람들, 무언가 헤엄치는 장면이 반복되면서 공간 자체가 공포의 근원으로 변한다. 이는 단지 상어 때문만이 아니라, 도심의 안전 신화가 무너지는 상징처럼 느껴진다.
관객은 “파리 같은 도시에서도 생존 본능이 작동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전제를 받아들이게 된다. 이는 2030 세대에게 특히 효과적으로 작용하는데, 일상 속에서 갑자기 등장하는 위협, 예측 불가능한 세계에 대한 불안이 영화의 핵심 정서와 닮아 있기 때문이다.
느리고 깊은 공포, 프랑스 스릴러 특유의 접근
《센강 아래에서》는 전형적인 헐리우드 상어 영화와는 다른 전개를 보여준다. 빠른 액션과 연속적인 공격보다는 서서히 조여오는 공포, 분위기로 밀어붙이는 서스펜스에 집중한다. 이는 프랑스 스릴러 영화 특유의 리듬감에서 비롯되며, 잔혹함보다는 심리적 압박을 통해 공포를 구축하는 데 성공한다.
주인공 미카엘라는 해양생물학자로, 상어 출현의 원인과 패턴을 분석하며 사건의 실체를 파헤친다. 이 과정에서 드러나는 것은 단순한 ‘공포의 괴물’이 아닌, 인간이 만든 환경 문제의 결과물이다. 도시의 오염, 수온 변화, 먹이 생태계의 붕괴 등이 상어의 이례적 행동을 부추긴 배경으로 제시되며, 단순한 재난물이 아닌 에코 스릴러로서의 색채도 짙다.
이러한 서사 구조는 2030 세대의 인식과도 맞닿아 있다. 생태 위기, 기후 변화, 인간의 탐욕 등은 더 이상 배경설정이 아니라 세대적 불안과 직접 연결된 이슈다. 영화는 이러한 메시지를 크게 강조하지 않지만, 이야기 곳곳에 녹여내면서 ‘생존’과 ‘책임’이라는 키워드를 자연스럽게 부각시킨다.
공포 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공격-반격-해결’이라는 공식을 따르기보다는, 《센강 아래에서》는 혼란과 두려움, 무력감을 더 오래 끌고 간다. 이러한 구조는 빠른 전개에 익숙한 관객에게는 낯설 수 있으나, 오히려 천천히 스며드는 불안과 도시적 공포를 선호하는 관객층, 특히 감각보다 ‘분위기’를 중요시하는 2030 세대에게 큰 인상을 남긴다.
생존의 서사, 그리고 우리에게 묻는 질문
《센강 아래에서》는 공포와 스릴러를 넘어서, 결국엔 ‘누가 살아남을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다. 상어는 물리적 위협이지만, 그보다 더 무서운 것은 위험을 은폐하려는 당국, 정보를 무시하는 정치, 그리고 무감각해진 시민들의 모습이다. 이 영화는 위기 상황에서 무엇이 중요한지를 반복적으로 묻는다.
재난이 닥쳤을 때 권력은 어떤 결정을 내리는가? 개인은 자신만을 위해 움직이는가, 공동체를 고려하는가? 이러한 질문은 단지 영화 속 인물들만의 것이 아니라, 우리가 팬데믹 이후 현실에서 이미 경험한 고민이다. 영화는 직접적인 답을 내리기보다는, 시청자의 사고에 여지를 남기는 방향으로 전개된다.
후반부에 갈수록 상어는 오히려 상징처럼 느껴진다. 영화 속에서 폭력적인 위협을 가하는 것은 상어뿐 아니라, 정보를 왜곡하거나 사실을 숨기는 인간 사회의 구조이기도 하다. 이러한 다층적 메시지는 단순한 생존 스릴러를 넘어, 사회비판적 요소와 철학적 질문까지 포함하면서 깊은 여운을 남긴다.
2030 세대는 이 영화 속 인물들의 선택을 보며, 결국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라는 질문을 하게 된다. 이는 콘텐츠 소비를 단순한 관람에서 참여적 사고로 이끄는 중요한 전환점이며, 《센강 아래에서》는 그 경계선을 정확히 짚어낸다.
결론: 도시적 공포와 세대적 불안의 교차점
《센강 아래에서》는 상어라는 익숙한 공포 소재를 통해,
도시의 불안, 생태의 위기, 인간의 본능을 교차시킨 독특한 재난 스릴러다.
빠르지 않지만, 묵직한 흐름.
자극적이지 않지만, 오래 남는 긴장감.
넷플릭스에서 스릴러 장르를 즐기는 2030 세대에게
《센강 아래에서》는 충분히 도전해볼 만한 가치가 있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