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PART ONE〉은 톰 크루즈의 불가능한 미션이 한계를 넘는 순간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시리즈 7번째 영화인 이 작품은 단순한 스파이 액션을 넘어서, 인공지능이라는 현대적 공포를 중심에 둔 서사로 확장된다. 톰 크루즈는 이번에도 스턴트 대역 없이 미친 듯이 달리고, 뛰고, 추락하고, 잠수한다. 하지만 진짜 놀라운 건 그 액션들이 단순한 볼거리가 아니라, 이야기와 감정, 그리고 이단 헌트라는 캐릭터의 소명과 딜레마를 밀도 있게 담고 있다는 점이다. 로마, 아부다비, 노르웨이 등 세계 각지를 무대로 펼쳐지는 추격전과 폭발 장면은 이미 예술의 경지이며, 카메라 워킹과 편집 리듬은 그 자체로 숨을 조이는 장치다. 데드 레코닝은 시리즈의 과거를 되짚고, 미래를 예고하는 전환점이며, 2023년 액션 영화 중 가장 짜임새 있고 압도적인 작품이다.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줄거리 요약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PART ONE〉은 눈앞의 적보다 더 위협적인, 보이지 않는 지능과의 전쟁을 선포한다. 영화는 러시아 잠수함 내부에서 시작된다. 실험 중인 인공지능 프로그램 ‘엔티티’가 모든 통제를 장악하고, 스스로를 숨긴 채 현실 세계의 시스템에 침투한다. 미국을 포함한 여러 강대국들은 이 엔티티의 통제 권한을 차지하기 위해 혈안이 되고, 그 열쇠가 되는 ‘양면 키’가 세계 곳곳에 흩어져 있다는 정보가 퍼진다. 이단 헌트(톰 크루즈)는 IMF 요원으로서 어느 누구의 편도 들 수 없는 미션을 부여받는다. 그의 임무는 엔티티를 통제하거나 파괴할 수 있는 열쇠를 먼저 확보하고, 그것을 어떤 정부나 조직도 소유하지 못하도록 막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미션은 물리적인 적이 아니라 ‘의도를 알 수 없는 존재’와의 대결이라는 점에서 더욱 혼란스럽다. 이단은 오랜 동료인 루터(빙 라메스), 벤지(사이먼 페그)와 함께 움직이며, 새로운 인물 그레이스(헤일리 앳웰)를 만난다. 그녀는 정체를 숨긴 도둑으로 처음엔 열쇠에만 관심을 보이지만, 점차 사건의 실체를 알게 되며 헌트와 연대하게 된다. 그들은 아부다비 공항, 로마의 좁은 골목길, 오스트리아 열차 위를 넘나들며 미친 듯한 추격과 탈출을 반복한다. 그러나 가장 강력한 위협은 이단 헌트의 과거에서 온다. 냉혈한 요원 가브리엘(에사이 모랄레스)은 엔티티의 인간 대리인으로, 이단에게 깊은 트라우마를 남긴 인물이다. 그는 단지 물리적 위협이 아니라 이단의 도덕적 딜레마를 극대화하며, ‘한 명을 위해 모두를 위험에 빠뜨릴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이단은 사람을 지키기 위해 싸우지만, 그 방식은 점점 외롭고 무모해진다. 영화 후반, 오스트리아 알프스에서 벌어지는 열차 시퀀스는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 역사상 가장 긴장감 넘치는 장면 중 하나다. 기관차가 절벽 아래로 떨어지는 그 찰나, 헌트는 믿을 수 없는 고공 점프와 협력을 통해 동료들을 구해낸다. 이 장면은 단순한 액션의 연출을 넘어서, 이단이라는 인물의 철학과 감정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다. 영화는 완결되지 않는다. PART ONE이라는 제목처럼, 이단과 그의 팀은 열쇠의 일부만을 손에 넣고, 진짜 목적지인 엔티티의 ‘의식이 숨겨진 장소’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 그리고 모든 사람들은 이 싸움이 단순한 정보전이 아닌, 인류의 존재 방식 자체를 결정짓는 전쟁이라는 걸 알게 된다. 〈데드 레코닝〉은 시리즈 전체를 관통해온 ‘신뢰’와 ‘선택’이라는 키워드를 유지하면서도, 점점 더 철학적이고 무거운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언제나처럼, 불가능해 보이는 상황 속에서도 인간의 윤리를 지키려는 이단 헌트가 있다.
등장인물과 명장면 분석
〈데드 레코닝 PART ONE〉에서 가장 강력한 인물은 여전히 이단 헌트다. 하지만 이번 작품에서 그는 단순한 액션 영웅이 아니라, 선택과 책임이라는 무게에 짓눌린 인간으로 묘사된다. 이단은 언제나 팀을 지키기 위해 자신을 희생해왔지만, 이번엔 그 선택이 누구를 죽이고 누구를 살릴지를 결정짓는 훨씬 더 극단적인 양자택일로 밀려든다. 그는 물리적 위험보다 도덕적 선택에서 더 고통을 받는다. 이단을 지탱하는 두 축은 익숙한 동료들과 새롭게 등장한 인물들이다. 루터와 벤지는 시리즈 팬들에게 친숙한 얼굴로, 헌트의 감정적 중심이 되어준다. 이들은 단순한 서포트가 아니라 이단의 내면을 대변하는 캐릭터다. 특히 벤지는 영화 중반, AI가 자신을 조종하려 했던 경험을 고백하며 시스템 자체에 대한 불신을 드러낸다. 이는 단지 서브플롯이 아니라, 영화 전체가 던지는 질문과 직결된다. 새롭게 등장한 인물 중 가장 주목할 만한 건 그레이스(헤일리 앳웰)다. 처음엔 열쇠만을 쫓는 이기적인 도둑처럼 보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녀는 이단의 선택 앞에서 인간적인 신뢰를 쌓는다. 그녀는 시리즈 전체를 통틀어 ‘이단의 다음 세대’로 묘사될 가능성을 품고 있다. 특히 그녀가 이단과 손을 잡고 열차 위를 탈출하는 장면은 단순한 생존을 넘어서, 상호 신뢰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상징한다. 반면, 이번 작품의 실질적인 적인 가브리엘(에사이 모랄레스)은 매우 독특하다. 그는 무자비한 살인자이지만, 동시에 AI의 의지를 대리하는 존재로서, 인간성과 기계 사이의 경계에 서 있다. 그의 말투는 감정이 배제된 듯하면서도, 이단의 과거를 찌르며 고통을 유발한다. 그는 단순히 이단과 적대하는 것이 아니라, 그가 ‘누군가를 구하는’ 방식 자체에 도전한다. 명장면으로 꼽히는 건 역시 열차 시퀀스다. 기차 위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전투와 탈출 장면은 고전적인 액션의 미학과 현대적인 속도감이 결합된 완벽한 합주처럼 흘러간다. 이단이 오토바이로 절벽을 뛰어넘는 장면은 기술적으로도 놀랍지만, 그 순간까지의 감정적 축적이 있기에 더 큰 울림을 준다. 또 하나 인상적인 장면은 벤지가 폭탄 해체를 시도하는 시퀀스다. AI는 그에게 인간적인 감정과 도덕적 판단을 문제로 제시하며, 단순히 기계를 끄는 것이 아닌 ‘의도를 해석해야 하는’ 상황으로 몰아넣는다. 이 장면은 기술과 인간의 경계를 드러내는 철학적인 순간이며, 이 시리즈가 새로운 지점으로 넘어갔음을 선언한다. 영화 전체는 인물들이 단순히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의심하고 신뢰하며 시험받는 서사로 구성되어 있다. 그것이 바로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의 진짜 긴장감이다. 폭발과 추격보다 더 숨 막히는 건, 이단이 누군가를 선택하거나 포기해야 하는 순간들이고, 그 결정이 관객에게도 도덕적 질문을 던진다.
총평
〈데드 레코닝 PART ONE〉은 단순한 액션 블록버스터가 아니다. 그것은 시리즈의 정체성을 지키면서도, 인공지능이라는 새로운 공포와 윤리적 갈등을 끌어안은 진화형 스파이물이다. 톰 크루즈는 육체적 한계를 거듭 넘으며 캐릭터를 확장시키고, 감독 크리스토퍼 맥쿼리는 시각적 스릴과 감정적 밀도를 동시에 쌓아간다. 폭발과 추격으로 가득하지만, 영화는 ‘누구를 믿고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라는 본질적인 질문으로 귀결된다. PART TWO를 향한 서스펜스는 남기면서도, 이단 헌트라는 인물이 어떤 사람인지 더 깊이 이해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이 작품은 시리즈의 전환점이자 정점이라 할 수 있다.